[한강타임즈] 10대 성폭행 피해여성이 자신을 성폭행했던 남성과 결혼을 강요받는 상황이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CNN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이날 16세 때 사촌의 남편에게 당한 성폭행으로 딸을 갖게 된 뒤 간통범으로 몰려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았던 굴나즈가 사회가 강제한 해법에 따라 성폭행자인 사촌의 남편의 2번째 부인으로 살고 있다고 전했다.

굴나즈는 지난 2009년 16세로 성폭행을 당해 간통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최종으로 징역 3년형 선고받아 수감됐고 감옥에서 딸을 낳아 키우는 등 수감 생활 끝에 대통령 사면으로 풀려났다. 그는 성폭행으로 수감됐다 풀려난 현재 성폭행범 아자둘라와 결혼해 셋째까지 낳았다.

CNN은 아자둘라가 자신과 굴나즈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굴나즈를 가문의 수치에서 구제해 아프간 사회의 가치관에 따라 자신이 옳은 일을 했음을 강조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CNN에 “굴나즈와 결혼하지 않았다면 전통에 따라 굴나즈는 사회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었을 것”이라며 “굴나즈의 형제들이 다시 그를 받아주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그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굴나즈는 이날 인터뷰 내내 우울했으며 남편이 잠깐 자리를 비우자 “내 딸의 인생을 망치고 싶지 않았고 무력하게 있을 수 없어 그와 결혼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보수적인 사람이고 모욕을 당하면 차라리 죽음을 택한다”고 밝혔다.

굴나즈가 석방된 뒤 성폭행자와 결혼해야 한다는 압박도 있었으나 그녀를 망명시켜주기 위한 시민단체의 도움도 있었다.

굴나즈를 변호했던 미국인 변호사 킴벌리 모틀리는 CNN에 “정부 내 수많은 사람이 굴나즈에게 성폭행범과 결혼하라고 강요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굴나즈는 자신이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자신과 자신의 딸 모두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고 계속 압박을 받았다. 굴나즈는 주변 환경에 지배당한 포로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을 받지 못한 젊은 미혼모인 굴나즈와 그의 딸은 가족의 지지도 받지 못해 힘겨운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고 이는 아프간에서 쉽지 않은 일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news@hg-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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