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가 8월에 발표한 ‘소득양극화의 현황과 원인'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한국이 당면한 문제는 소득불균등이 커지고 있는 것보다는 소득양극화 심화 추세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소득 불균등'은 계층 간 소득 분포가 고르지 못한 상태를 말하고 소득 양극화는 중간 소득 계층이 줄어들면서 소득 분포가 양  극단으로  쏠리는 현상을 말한다. 소득 양극화가 심각하다고 반드시 소득 불균등 정도까지 심한 것은 아니다.

2004년 기준으로 한국의 소득불균등 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1인당 국민소득이 세계 1위에서 30위까지의 5분위 배율로 표현한 소득불균등도의 평균은 6.37로 한국의 5.03보다 크게 높게 나왔다. 한국의 수치(5.03)는 미국(8.5)보다 낮고 일본(3.4) 및 스웨덴(4.0), 노르웨이(3.9), 덴마크(4.3)보다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였다.

반면, 소득 양극화를 나타내는 ER지수(소득 5분위별, 전가구 기준)는 0.0665로 미국(0.0833)보다는 낮았지만 영국(0.0653), 일본(0.0507)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주: 한국의 2004년 소득양극화 지수를 100으로 표준화하여 각국의 소득양극화 지수를 계산     © 한강타임즈

한국의 소득양극화 현상은 1980년대 중반부터 외환위기 이전까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중산층이 축소되고 하위 소득계층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소득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었다. 이후 2000년대 들어 일시적으로 개선되었던 소득양극화 지수는 2003년부터 다시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우리나라 소득 양극화의 주요 원인으로 저성장, 내수침체, 노동시장의 변화를 들고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에서 “정책의 초점을 소득이전을 통한 분배 개선보다 성장을 통한 중산층 복원에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중점과제로는 “성장잠재력 회복을 위한 건실한 유효수요 회복, 노동시장ㆍ금융시장 등 제도간의 정합성 강화”등을 주문했다.

홍귀현  khhong12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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