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북한의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대표가 담화를 통해 유엔대표도 참여하는 북미군사회담을 제의하였다. 사실상 ‘북-미-유엔 군사회담’을 제의한 것이다.


이번 회담은 외교라인인 6자회담이 재개될 시점에서 정전협정 업무를 다루고 있는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에서 제의한 것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외무라인의 가동과 더불어 군사라인 회담까지 진행하겠다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소위 북핵문제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한반도 핵문제가 북미 양국의 핵대결의 산물이라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6자회담의 전 과정에서 북미 양자가 주도하고 있는 현실은 그것의 반증이라 할 수 있다. 한편 북미 양국의 핵대결은 북미 군사적 대결 과정의 산물이라고 했을 때 외교라인 못지않게 군사라인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것이다.


따라서 판문점대표부의 이번 북-미-유엔 군사회담 제의는 한반도 핵문제를 풀기 위해 진행해야 하는 또 하나의 필수 회담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남측의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왜 우리(남측)을 빼고 요청했는지”하는 아쉬움을 표하고 있지만 그럴 사안은 아닌 듯하다. 남측이 한반도 군사문제의 엄연한 당사자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회담의 사안에 따라 당사자 문제는 갈라져야 한다고 본다.


한반도 군사문제는 크게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남북 군사문제이다. 남북 군사문제에서 최근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NLL과 관련된 해상분계선 문제이다. 이 문제를 토의하기 위해 7월 24일부터 장성급회담이 열린다. 한반도 군사문제의 또 하나의 축은 북-주한미군-유엔사 간에 설정된 문제이다. 특히 이번 담화에서도 언급되어 있듯이 주한미군과 유엔사는 1957년 정전협정의 일부 조항을 일방적으로 폐기하고 핵무기를 들여놓았던 것은 이미 공개된 사실이다. 그 이후 진행되어온 군사적 대결이 핵대결로까지 비화된 것이다.


따라서 남과 북의 만나서 해결해야 할 군사문제가 있고, 북한과 미국이 만나서 해결해야 할 군사문제가 있는 것이며, 이 두개의 문제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북한이 제안한 북-미-유엔의 군사회담이 조속히 열려 한반도 비핵화와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이행을 위한 각각의 의무와 책임을 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우선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적대적 군사정책 특히 주한미군의 핵우산 철폐와 한미연합군사연습의 중단을 선언해야 하며 유엔은 미국의 그와 같은 의무를 종용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의 의지를 밝힘과 동시에 2.13 합의와 9.19 공동성명의 이행을 약속해야 한다. 한편 유엔은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서 두 가지 중요한 의무가 있다. 하나는 1950년 유엔결의를 폐기하는 것이다. 1950년 유엔결의는 미국대통령에게 유엔사령관을 임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으며, 유엔사령부가 유엔의 기발을 사용할 것을 허가함으로써 한국전쟁에 개입한 미국 중심의 다국적군에 불과한 유엔사를 마치 유엔의 군대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어 왔다.

또한 유엔은 6자회담의 진전에 따라 지난 해 10월 채택했던 안보리결의안을 폐기함으로써 6자회담 진전에 긍정적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이번 회담에서 또 하나 중요하게 논의되어야 할 것은 유엔사의 해체이다. 유엔사는 유엔의 군대가 아니라 미국 중심의 다국적군에 불과하다. 따라서 유엔사 해체의 용단은 미국이 내려야 한다. 유엔에서 1950년 유엔 결의를 해제하고 미국의 유엔사 해체를 단행했을 때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평화체제 구축의 유리한 국면이 열리게 될 것이다.


미국과 유엔이 진정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원한다면 북한의 이번 제의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민주노동당은 북-미-유엔의 군사회담이 열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을 적극 지지하며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2007년 7월 13일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의장 이용대)

 

문의 : 장창준 정책연구원(2139-7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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