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 장수아 기자]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프로젝트박스 시야에서 18일부터 ‘14人(in) 체홉’이 뜨거운 관심속에 공연 중이다.

14명의 배우가 한 연출가의 지휘 아래 다섯 편의 단막극을 돌아가며 공연한다. “체홉의 전 작품을 공연하고픈 욕심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체홉에 푹 빠져 있는 극단 이안의 대표 오경택씨가 연출을 맡았다.

안톤 체홉은 세계 최고의 극작가 중 하나로 손꼽히지만 국내에서 체홉의 단막극은 흔한 공연은 아니다.

이 연극은 백조의 노래, 담배의 해로움에 대하여, 청혼, 곰, 불행 총 5편으로 구성된다.

음악학교와 여자 기숙사 교장인 아내의 그림자에 한 평생 갇혀 산 공처가 남편. 아내의 부탁에 마지못해 시작한 ‘담배의 해로움’에 관한 강연은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우울하고 거센 신세 한탄으로 변질된다.

또한 청혼을 통해 바라본 인간의 이중성과 체홉이 바라보는 사랑의 철학이 나타난다.
 
“저런 여자를 만난 건 생전 처음이야. 죽이는 게 아까울 정도네!”라는 배우의 대사가 뭔가 심상치 않다. 단막극 ‘곰’에선 죽은 남편의 빚을 둘러 싼 두 사람의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갈등과 클라이맥스 직전에 훅 치고 들어오는 사랑 고백은 사상 최고의 넌센스다.

단편소설 ‘불행’에선 평화로운 가정을 파괴하지 말아야 한다는 도덕성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은 욕망 사이에 괴로워하는 한 여인의 우아한 몸부림이 단연 돋보인다.

연극계 대모 박정자를 비롯해 최용민, 박상종, 김태훈, 유준원, 우현주, 서정연, 박소산, 정수영, 전미도, 김태근, 구도균, 이창훈, 이은 등 14인이 열연한다.

내 삶도 결국 내 것이 아님을 깊이 깨닭게 하는 ‘14人(in) 체홉’ 다음달 7일까지 프로젝트박스 시야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장수아 기자  junlta23@naver.com

<저작권자 © '내 손안에 뉴스' 한강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