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의 뉴스통신·방송사업 겸영을 금지하는 ‘신문법 15조’ 및 언론사의 고의나 과실, 위법성이 없어도 정정보도 청구가 가능토록 한 ‘언론중재법 14조’는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신문산업 지원을 담은 신문법 관련 조항과 편집의 자유와 독립 조항이 발행인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제기된 신문법 3조에 대한 헌법소원은 각각 각하됐다. 다만 시장점유율이 높은 신문사를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 규제토록 한 신문법 17조는 위헌 결정됐다.


헌재 전원재판부(주심 주선회 재판관)는 29일 ‘신문 등의 자유와 기능 보장에 관한 법률’(신문법) 및 ‘언론중재 및 피해중재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과 위헌제청 사건에 대해 이같은 결정을 선고했다.

헌재 결정이 나오자 시민사회단체 대부분은 “언론사의 투명성이 크게 제고됐다”며 반겼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유통구조에 의해 고착된 발행부수를 독자의 독자적 선택에 따른 결과라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재판부는 신문사의 방송 겸영 금지에 대해 “고도의 정책적 접근과 판단이 필요한 분야로서 입법자의 미디어 정책 판단에 맡겨야 한다”며 합헌 결정했다. 신문사 경영정보 공개 의무조항에 대해선 “신문사는 공적 기능과 사회적 책임이 크므로 경영활동 자료를 신고·공개할 필요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문사들은 전체 발행부수와 유가 판매부수를 신문발전위에 신고해야 하고, 거부할 경우 2천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재판부는 ‘1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전국 발행부수 기준 30% 이상일 때, 3개 이하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60% 이상일 때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한’ 신문법 17조에 대해선 “독자의 개별적, 정신적 선택에 의해 시장지배적 지위가 형성되는 만큼 불공정행위를 초래할 위험성이 특별히 크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신문발전기금 지원대상에서 배제한 신문법 제34조 2항 2호도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했다.

언론 전반의 공적 책임과 의무는 대폭 강화했다. 헌재는 “언론 보도가 진실하지 않아 타인의 권리를 계속해서 침해하는데도 이를 정정하지 않은 채로 내버려 두는 것은 정의에 반한다”며 언론중재법 14조에 대해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그러나 정정보도 게재 여부는 반드시 본안소송을 거쳐 법원이 결정하도록 했다. 이밖에 신문의 복수 소유를 제한하는 규정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정인봉 변호사 등은 작년 신문법과 언론중재법 일부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냈으며, 서울중앙지법 언론전담 재판부인 민사합의25부는 올해 초 언론중재법 일부 조항의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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