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우리당을 뛰쳐나와 딴살림을 차린 통합신당이 부동산 세제 완화를 추진한다고 한다.

통합신당은 국민주택 규모 이하 주택에 대한 개인 간 거래에 대하여 취득·등록세를 완전 면제하는 지방세법 개정안을 제출한다고 발표했다. 보유세는 강화하되 거래세는 인하하기 위함이란다.

또한 과도한 양도세 부담으로 인해 주택을 매도하지 못하는 주택보유자들의 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주택 장기보유자들의 양도소득세를 경감하는 소득세법 개정도 추진한다고 한다.

너무나 익숙한 경험이다. 부동산 시장이 조금만 안정될 기미를 보이면 어김없이 정치권으로부터 부동산 투기 재개를 알리는 각종 시그널이 터져 나오곤 했다. 그 결과는 부동산 가격 폭등이었고, 이로 인해 내 집 마련 꿈을 접을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한숨소리였다.

실제 8.31 부동산 대책을 스스로 허물어 버린 것도 그 대책을 마련한 장본인, 바로 정부 여당이었다. 작년 5.31 지방선거 참패의 수습책으로 정부여당이 제일 먼저 꺼낸 카드가 바로 부동산 세제 완화였다. 취득·등록세와 같은 부동산 거래세는 물론, 보유세도 함께 완화함으로써 8.31부동산 대책의 근간을 스스로 허물어버린 것은 물론, 작년 하반기 부동산 가격 폭등의 빌미를 제공했던 것이다.

이번 통합신당의 부동산 세제 완환 방침도 부동산 시장과 투기세력들에게 일종의 투기 재개를 알리는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말로는 거래세 완화하는 대신 보유세를 강화하기 위함이라 하지만 거래세나 보유세를 대폭 인하한 지 반년도 되지 않아 거래세 자체를 아예 폐지하는 것은 부동산 불패 신화만을 강화시킬 것이다. 또한 이처럼 잦은 부동산 세제 변경은 부동산 세제에 대한 국민적 반감과 불신을 앞장서 조장하는 일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고가주택보유자나 다주택보유자에게나 적용될 수밖에 없는 양도소득세까지 완화한다고 하니 통합신당의 부동산 세제 완화 방침을 누가 선의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보유세는 인하한 채 그대로 두고 거래세에 양도소득세까지 줄줄이 추가 인하한다고 하니 통합신당의 이번 발표는 거의 부동산 세제를 무력화하는 조치에 다름 아니다. 

지금 국회에서는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하는 주택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여권의 일부 의원들은 부동산 가격 폭등을 목도하면서도 이 법률 개정에 공개적으로 반대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당연히 분양원가 공개와 분양가 상한제와 같이 주택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기본적인 입법조차 국회 내 부동산 투기 옹호세력들에 의해 가로막혀 있는 것이다.

이번 통합신당의 부동산 세제 완화 방침이 이 주택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기류와 뒤섞여 또다른 투기 광풍과 주택 가격 폭등을 재현시키는 도화선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서민을 한숨짓게 하는 불행한 사태가 재발된다면 통합신당은 그에 따른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또한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기 위해 탈당했다는 비난을 고스란히 감수할 수 밖에 없을 것임을 엄중히 경고하는 바이다.   

민주노동당 정책전문위원 이종석  news@hg-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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