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 1987년 1월 스물두 살 젊은이의 죽음으로 우리의 역사는 변화했다. 이는 대통령 직선제 폐지를 쟁취해내는 과정의 시작점이 된 것. 영화 ‘1987’ 속의 배경은 2017년의 온 국민이 광장에 모여 소리쳤던 오늘날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모두가 뜨거웠던 1987년 그 때의 이야기, 그 때의 함성을 그려낸 영화 ‘1987’이 30년이 지난 2017년 개봉한다.

‘1987’은 1987년 1월 당시 22세 대학생이었던 고(故) 박종철 열사가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 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사진='1987' 포스터

실화인 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한국 영화 최초로 그려낸 영화 ‘1987’. 그 해 1월 스물 두 살이었던 박종철 열사가 고문을 받다가 사망하고, 박처장(김윤석)은 증거를 인멸하려 하지만 그날 밤 당직이었던 최검사(하정우)는 그 사건에 의문을 품고 부검을 주장한다.

또 하나의 의문사로 덮일 수도 있었지만 무고한 한 젊은이의 죽음을 접했던 모두가 용기 있는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충실했던 이들의 행동이 연쇄적으로 맞물리면서 거대한 파동을 만들어냈다.

최검사는 박종철 죽음의 진실을 혼자 밝히기에는 무리라는 사실을 깨닫고 윤기자(이희준)에게 물고문 질식사 부검서를 흘린다. 한 젊은이의 억울한 죽음 앞에 언론들도 보도지침을 어기고 달려든다.

조반장(박희순)은 사건 은폐 기도가 실패한 이후 책임질 사람이 필요해지자, 집행유예로 빼줄 테니 일단 감방에 가란 박처장의 말을 믿고 따른다. 그러나 사건의 진실이 보도된 후, 빠져나갈 길이 없이 옥죄어 오자 억울한 조반장은 교도소에서 죽음의 진실을 발설하고 이를 교도관인 한병용(유해진)이 듣게 된다. 그리고 결정적 서신을 전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나선다.

영화는 1월, 고 박종철 열사의 죽음부터 고 이한열 열사의 죽게 된 6월까지를 빈틈없이 담아냈다. 한 젊은이의 죽음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거대한 흐름으로 확장 되는 과정 속 1987년을 직접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이 영화는 곧 나의 이야기가 된다.

결국 1987년도의 주인공은 모든 국민이며, 위인들만이 역사의 주역이 아니라 다수의 의지가 모여 세상을 변화 시켰던 1987년은 우리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시간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영화 ‘1987’의 출연한 배우들 또한 그 역사 속 한 사람이 되어 릴레이로 주인공을 맡아 연기를 펼친다.  그들이 연기한 단 한 명의 인물이라도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그 해의 6월은 다르게 흘러갔을 것이고, 우리의 2017년도 달랐을 것이다.

김윤석, 하정우를 비롯한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등 주연배우들 뿐만 아니라 강동원, 여진구, 설경구, 김의성, 문성근, 우현, 고창석, 오달수 등 이 영화의 출연하는 화려한 배우들은 영화 속에서 존재하는 이유가 확실하다. 그들이 이야기가 사슬처럼 맞물려 그 해의 이야기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놀랍도록 비슷한 1987년과 2017년. 30년 전 그 뜨거웠던 그 때의 모습을 들여다보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이 어떻게 역사 속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1987년, 우리의 이야기가 주는 큰 울림과 감동은 추운 겨울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일 것이다. 27일 개봉. 15세 관람가.

이병우 기자  news@hg-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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