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 한동규 기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완화와 관련해 김영란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는 4일 "특정 업종이 피해를 보는 것은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우리가 청탁을 금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옳다면 전체적인 방향을 되돌리는 것은 안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정부는 농축수산업계의 매출 타격이 크단 점을 근거로 청탁금지법의 이른바 '3·5·10(식사 3만원·선물 5만원·경조사비 10만원)' 규정의 완화를 추진 중이다.

김 교수는 이날 MBC 라디오 '변창립의 시선집중'에서 "(청탁금지법이) 외국의 농산물에만 도움을 주고 한국의 농민들은 파탄에 빠트린단 식의 프레임 자체가 좀 (적절치 않다)"이라고 짚었다.

그는 청탁금지법의 여파로 농축수산업계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도와드려야 된다는 대의에는 정말 찬성하고 기왕 개정을 할 거라면 효과가 나길 바란다"면서도 "과연 그것이 정말 효과가 나는 방식인가. 그것으로 (정부가 농축수산업계에 대해) 책임을 다했다고 해버릴 수도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만약 (업계에서) '이것으로 충분하지 않으니 더 완화해달라'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충분한 답을 갖고 개정을 시도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선물 가액 5만원 정도 조정으로 충분치 않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업계 종사자들이) 피부로 못 느끼시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그는 "3·5·10 조항이라는 게 '이만큼은 받아도 된다'고 허용하는 조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무원이 오랜 친구의 결혼식에 가는 경우를 예시로 들면서 "받아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전부 금지인데 정말 부득이한 경우의 기준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법의 원래 취지는 다 사람들이 잊어버리고 3·5·10만 기억하게 하는 나쁜 효과도 있다"며 "그냥 안 된다고 생각하시면 제일 쉽고 편하다"고 강조했다.

한동규 기자  news@hg-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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