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 김영호 기자] 협력업체에서 빌린 돈을 갚지 않고 자녀의 회사에 돈을 빌려준 뒤 받지 못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기업회장과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 같은 혐의(사기·업무상 배임·배임수재 등)로 광주지역 모 건설사 회장 A씨와 사장인 A씨의 큰 아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의 작은 아들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 2016년 1월부터 8월 사이 '회사 자금이 묶여 있어 현금이 필요하다'며 협력업체 사장 2명에게 각각 5억원과 6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채, 담보조차 없이 큰 아들의 회사에 돈을 빌려주고 110억여원을 받지 못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다.

또 회사 돈 6억원과 3억원을 들여 전남에 1000㎾, 600㎾ 규모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해 큰 아들과 작은 아들에게 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회사가 부도 처리될 수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협력업체에 돈을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건설사는 지난해 8월 부도 처리됐다.

부도 위기에 몰릴 만큼 회사가 자금 압박을 받았지만 A씨는 충남에 1105세대 아파트를 시공하면서, 사실상 페이퍼 컴퍼니(물리적인 실체 없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기업)인 큰 아들의 건설사(시행사)에 담보조차 없이 돈을 빌려줘 회사에 110억원 가량의 손해를 입혔다.

A씨의 회사는 부도가 난 반면 A씨 큰 아들의 건설사는 여전히 영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회사 공금으로 큰 아들과 작은 아들에게 태양광 발전소를 차려주기도 했다.

태양광 사업은 100㎾ 당 월 매출이 2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회사 공금으로 차려준 태양광 발전소를 통해 아들들은 매월 2000만원에서 1200만원을 벌어 챙긴 셈이다.

이 외에 A씨의 아들들은 다른 지역에서 아파트 분양 사업을 하며 '더 많은 납품 계약을 주는 대가'로 협력업체 사장에게 현금 1억원을 받아 챙기기도 했다.

경찰은 앞선 6월 A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한 바 있다. 경찰은 이후 A씨 등에 대한 보강 수사를 5개월 동안 진행해왔다.

김영호 기자  news@hg-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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