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국회에서 공정방송 보장을 위한 방송법 개정안이 여야 논쟁으로 해결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은 가운데 국회 방송법 개정안 통과를 전제로 고대영 사장이 사퇴하겠다는 조건부 퇴진의사를 밝혔다. KBS 고대영 사장 조건부 사퇴는 ‘고대영 사장 꼼수’라며 KBS새노조가 강력히 반발하며, 고대영 사장이 사퇴 의사를 표명한만큼 파업을 중단하겠다는 KBS노동조합(이하 KBS노조)을 파업중단 선언을 만류했다.

KBS양대 노조인 KBS노동조합이 고대영 사장의 “방송법 개정 처리 시 사퇴”라는 거취 표명에 따라 오는 10일부터 파업을 잠정 중단한다. 지난 9월부터 KBS 구성원들로부터 사퇴 요구에도 버티던  고대영 사장이 처음으로 ‘방송법 개정이 될 경우 사퇴한다’는 조건부 사퇴 의사를 밝힌 거다.  

고대영 KBS 사장이 조건부 사퇴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KBS 양대 노조가 서로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고대영 사장은 국회 방송법 개정을 전제 조건으로 퇴진 의사를 밝혔다.

고대영 사장의 사퇴 의사 표명이 나온 직후 KBS 노동조합은 8일 오후 긴급보도자료를 내고 “고대영 KBS 사장이 오늘 KBS노동조합의 용퇴 요구에 ‘방송법 개정안이 처리되면 사퇴하겠다’고 거취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KBS노조는 이어 “이에 따라 KBS노조는 10일 0시 부로 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정치권을 상대로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강력히 압박하는 투쟁을 비대위원 중심으로 전개한다”고 밝혔다.

KBS 노동조합은 ‘고대영 사장 퇴진과 방송법 개정’을 요구하며 지난 9월 7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9월 28일부터는 지명 파업에 돌입해 기자, PD, 아나운서 직군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앞서 언론노조 KBS본부는 4일부터 ‘공영방송 쟁취를 위한 사장 퇴진과 이사회 해체’를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KBS노조는 “8일 고대영 사장을 직접 만나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사장직에서 용퇴하라’고 요구했다”며 “이에 고대영 사장은 ‘KBS 정상화를 누구보다 바란다. 여야 정치권이 방송독립을 보장할 방송법 개정안을 처리하면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고대영 사장의 거취 표명은 미흡하지만 방송법 개정을 통한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이라 평가한다”고 말했다.

KBS노조는 이어 “정치권이 오는 10일로 예정된 KBS 국정감사 질의를 통해 이 같은 고대영 사장의 거취 표명을 재확인하고 조속히 공영방송 정상화와 정치독립을 위해 방송법 개정안 처리에 나서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위원장 신상진)는 10일 오후 3시 KBS와 EBS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고대영 사장이 사퇴 전제 조건으로 내건 국회 방송법 개정안은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라 방송법 개정안 처리는 요원하다. 현재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조속한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요구하고 나선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의원 162명이 지난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은 자유한국당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1년 동안 국회에 계류 중이다. 때문에 고대영 사장의 조건부 사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새노조)도 이날 성명을 내고 고대영 사장의 조건부 사퇴는 꼼수이고 정치권에게 맡길 수 없는 사안이라고 규정하고 KBS노조의 파업 중단은 절대 안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새노조는 이날 고대영 사장이 사퇴의 전제 조건으로 삼은 방송법 개정안 국회 통과에 대해 “‘적폐 사장’의 운명을 왜 국회에 맡기는가!”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내고 “KBS노동조합이 파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한다. 방송법 개정 이후 퇴진하겠다는 고대영 사장의 거취 표명을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앞으로는 對국회 투쟁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사실관계를 전제하고 “‘고대영 퇴진’과 ‘방송법 개정’은 엄연한 별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새노조는 또한 “지금의 방송법은 개정돼야 한다.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법을 뜯어 고쳐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적폐 사장 고대영의 퇴진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라면서 “이미 (고대영 사장 퇴진) 투쟁의 9부 능선을 넘고 있고, 식물사장으로 전락한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방송법 개정안 통과를 연계시키는가. 이해하기 어렵다. 안타깝다”고 고대영 사장의 퇴진 조건도 KBS노조 파업 중단 결정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개탄했다.

새노조는 특히 이날 성명에서 “방송법에 기댈수록 결국 고대영 체제 수명 연장”이라면서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방송법 개정으로만 한정한 채 투쟁을 중단키로 한 KBS 노동조합의 결정이 이른바 자유한국당 등 야당들의 입장과 너무나 판박이라는 점”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새노조는 다시 “고대영 사장은 KBS노조의 주문대로 방송법 통과와 자신의 거취를 연계하는 입장을 표명할 것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방송법 논의가 지지부진할 것이 너무나 뻔하다”면서 “결국 고대영 사장은 퇴진 요구에 대한 방패막이로 삼아 자신의 임기를 모두 채우려 할 것이다. 방송법에 사장 퇴진을 연계하는 것은 결국 고대영의 적폐 체제 수명을 늘려주자는 얘기 밖에 안 된다”고 내년 11월 임기를 채우려는 고대영 사장의 꼼수를 읽어냈다. 고대영 사장의 조속한 퇴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저작권자 © '내 손안에 뉴스' 한강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