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권력의 미운털 임은정 검사가 최종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는 소식이다. 이번 승소까지 임은정 검사에게 올 한해 겹경사인 셈이다. 임은정 검사는 지난 비정상적 정권에서 가장 박해를 많이 받았던 의인으로, 임은정 검사가 우리 사회와 법조계에 던진 교훈과 파장은 작다고 할 수 없다.

임은정 검사는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백지구형’을 하라는 검찰 상부 지시를 어기고 무죄를 구형해 정직 4개월 징계를 받고, 한직을 전전긍긍했다. 권력의 ‘미운털’이 된 거다. 하지만 임은정 검사의 정의와 소신은 옳았고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 검사가 징계취소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에 앞서 문재인 재인 정부 들어서고 임은정 검사는 비정상적인 인사상의 불이익을 보상받는 승진도 했다.

임은정 검사가 결국 이겼다. 대법원 3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31일 임은정 검사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해 임은정 검사의 손을 들어줬다. 사진 = 임은정 검사 페이스북

대법원 3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31일 임은정 검사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결론은 수긍할 수 있고 검사 직무의 이전 및 위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고 임은정 검사의 손을 들어줬다.

임은정 검사는 2012년 12월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에서 반공임시특별법 위반 혐의로 징역 15년이 확정된 고 윤중길 진보당 간사 유족이 청구한 재심 사건을 맡아 무죄를 구형했다. 당시 검찰 지휘부는 ‘법원이 적절히 선고해 달라’는 의미를 담아 ‘백지구형’을 재판부에 내라고 지시했지만 임은정 검사가 이를 거부하자 검찰은 다른 검사에게 사건을 넘겼다. 임은정 검사는 재판 당일 검사들이 다니는 법정출입문을 걸어 잠가 다른 검사를 법정에 들어오지 못하게 한 뒤 무죄를 구형했다. 법무부는 이를 이유로 2013년 2월 임은정 검사에게 정직 4개월 징계처분을 내렸고 임은정 검사는 “부당한 징계를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징계 사유에는 해당하지만 정직 4개월 처분은 과하다”고 봤고 2심은 백지구형 자체가 적법한 지시가 아니라며 징계를 취소하라고 판단했다. 검사가 공소사실과 죄에 상응하는 형에 관해 의견을 진술할 법적 의무와 책임이 있는데 이를 막은 지시는 적법하지 않다는 것이다.

임은정 검사는 선고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검사들이 당연히 할 일을 하면서 용기를 내야 하는 불행한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일침했다. 임은정 검사는 이날 글에서 자신과 관련한 사건을 언급한 후 “백지구형 지시에 불복하고 무죄구형을 강행한 제 행위는 '대한민국의 헌법과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하고도 근원적인 위험을 발생시킨 행위이다. 원고의 행위로 인해 촉발되는 헌법적 가치질서에 대한 중대한 위험성과 더불어 계속하여 갈등을 심화시키기만 하였던 일련의 행위, 그로 인해 검찰이 입은 신뢰 상실 등의 피해를 모두 종합하면,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정직 4개월이 적정하다'고 주장하였지요”라면서 “상고이유서를 읽으며, 저들이 배운 헌법과 내가 아는 헌법이 다른가, 우리는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가… 싶어 황당하고 참담했습니다”라고 과거 검찰의 행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임은정 검사는 이어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고,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고, 불의는 정의를 범할 수 없습니다. 저는 포기할 수 없었고, 그래서 포기하지 않았습니다”라면서 “지난 5년 많이 고단했고, 힘겨웠지만, 많은 분들의 기도와 응원으로 견뎌냈습니다. 고맙습니다. 검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데, 직을 걸어야 했던 불행한 시대가 이제 저물었다고 믿어도 되겠지요”라고 그간 암울하고 절망적인 시기에 국민들에게 한줄기 희망을 빛을 비춰줬던 임은정 검사가 오히려 국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임은정 검사는 이날 글 말미엔 “60, 70년대에나 일어날 법한 일이 2010년대에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너무도 참혹한 비극같은 현실이었지만, 그 잘못을 바로잡는데 제 몫이 있었던 것은 영광입니다”라면서 “대한민국 검사.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정의를 향한 결기를 다졌다.

한편, 이날 임은정 검사의 글 밑에는 임은정 검사의 승소를 쌍손들어 환영하는 이들의 축하 댓글이 넘쳐났다. 임은정 검사의 글이 게시되고 10시간이 지난 현재 295개의 댓글과 2,327명의 공감, 공유 207회로 임은정 검사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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