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장호중 검사가 29일 검찰에 소환돼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즉, 장호중 검사는 친정인 검찰에서 장호중 자신과 관련 혐의에 대해 피의자가 된 모양새다. 검찰 신뢰에 문제가 될 대목이다.

장호중 검사는 무슨 죄를 범했을까?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은 2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장호중 검사 관련 보도를 링크하고 “자기 눈을 스스로 찌른 검사”라고 제목을 붙이고 “일신의 영달을 위해서는 자기 조직도 내다파는 파렴치한의 민낯을 봅니다. 검사가 다른 검사의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저지른 가장 부끄러운 사례. 이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합시다. 장호중!”이라고 장호중 검사에 대해 비판의 글을 게시했다.

장호중 부산지검장이 29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소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장호중 검사는 2013년 검찰의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를 방해하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장호중 검사는 지난 2013년 검찰의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를 방해하는 데 관여한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의 소환 요구를 받은 장호중(50·사법연수원 21기) 부산지검장은 29일 오후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면서 화제의 인물이 됐다.

장호중 검사가 검찰에 소환됨으로써, 검사장급 이상 현직검사가 피의자로 조사를 받는 것은 지난해 7월 넥슨에서 각종 특혜를 받은 혐의를 받던 진경준 전 검사장 이후 1년 3개월 만이며, 현직 지검장이 소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호중 검사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은 검찰의 국민적 신뢰에도 지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2013년 서천호 전 2차장 등 국정원 측 4명과 당시 감찰실장, 법률보좌관, 파견검사로 일했던 장호준 지검장, 변창훈(48·23기) 서울고검 검사, 이제영(43·30기) 의정부지검 형사5부장 등 현직검사 3명이 이른바 ‘현안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수사방해를 주도하거나 깊숙이 관여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 출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장호준 지검장은 ‘혐의를 인정하느냐’, ‘장호중 검사가 현직 검사장 신분으로 조사받는 소감을 말해달라’는 질문에 장호중 검사는 “조사에서 성실히 답하겠다”라고, 원론적인 인사치례로만 답하고 검찰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당시 국정원이 검찰 압수수색 및 수사에 대비해 위장 심리전단 사무실과 가짜 업무서류 등을 마련하고 심리전단 요원들에게는 수사·재판에서 허위 진술·증언을 시킨 것으로 파악했다. 아울러 검찰은 국정원 내부 문건,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장호중 지검장 등 검사들 역시 당시 현안TF 운영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범국가적 비위사실에 대해 현직 검사가 국민들을 속이는 범죄에 앞장섰다는 거다.

검찰은 장호중 검사 소환에 앞서 27일 오후 이제영 부장검사를, 30일엔 변창훈 고검검사와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 등을 각각 불러 조사했다. 이제영 검사 역시 ‘국정원 댓글 수사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특히 파견검사였던 이제영 부장검사가 원세훈 전 원장의 ‘댓글 사건’ 형사 재판에 제출할 의견서와 증인신문 관련 문건을 작성하는 데 관여한 정황이 담긴 국정원 내부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불법행위 혐의로 기소한 전직 국정원장의 사건에서 검찰의 논리에 맞설 법률 조언을 해줬다는 것이다.

또 내부 문건에는 서천호 2차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현안 TF가 실제로는 감찰실장을 중심으로 운영됐다는 표현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현안 TF는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국정원 직원들이 진술이나 증언을 짜 맞추도록 미리 교육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국정원 현안 TF는 원세훈 재판과 관련해서 “종북세력에 대응하는 차원이었을 뿐 선거에 영향을 줄 목적이 아니었다”라는 취지로 답변하라는 식이었다.

장호중 검사에 앞서 검찰에 출석했던 이제영 부장검사는 출석에 앞서 취재진에 “제가 아는 한 당시 파견검사들은 불법행위는 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30일 위장 사무실 조성 등 수사방해에 관여한 혐의로 당시 TF 소속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을 구속한 데 이어 29일에는 그와 함께 수사방해에 가담한 문모 전 국익정보국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장호중 검사는 30일 오전 01시 현재까지 조사를 받고 있으며 귀가 시간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고 있다.

검찰은 장호중 지검장이 현안 TF에서 핵심 역할을 한 정황이 포착됨에 따라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댓글 사건 은폐 정황과 관련해선 남재준 당시 원장을 출국금지한 상태다. 법무부는 수사가 진행되자 30일 자로 장호중 지검장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이제영 부장검사를 대전고검 검사로 보내 비수사 부서로 전보하는 사실상의 대기발령 조처를 취했다. 장호중 검사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인가? 여부와 장호중 지검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귀성 기자  skanskdl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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