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 윤종철 기자] 비상 시 신속하게 공급돼야 할 필수 의약품들이 제대로 비축돼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비상사태 발생 시 대규모 의료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지적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도자 의원(국민의당)이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가필수의약품 비축체계가 미비하고 비상상태 발생시 의약품 공급 및 운송에 대한 체계적 시스템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11일 밝혔다.

특히 최 의원은 “응급환자나 입원환자에게 꼭 필요한 기초수액제 등의 의약품은 비축 대상에서 조차 제외돼 있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 있는 매뉴얼에 따른 훈련도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기초수액제는 수분을 비롯해 인체에 꼭 필요한 전해질과 포도당, 환자의 생명유지에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하고 농도가 높은 항생제, 항암제, 진통제 등을 희석해 몸 속에 공급한다.

국기필수의약품으로 지정된 126개 품목 중 14개는 기초수액제가 없으면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에 세계보건기구 필수의약품 목록에도 포도당주사액, 포도당생리식염주사액, 염화칼륨주사액, 생리식염주사액, 탄산수소나트륨, 하트만액, 주사용수 등 7가지 기초수액제가 포함돼 있다.

수액 1개당 1000원 미만으로 물 보다 저렴하지만 환자에게는 필수적인 의약품이다 보니 지난해 의료기관에서 약 1억6200만개가 사용되기도 했다.

현재 기초수액제는 비상대비자원관리법에 따라 국가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동원되는 의약품에 포함돼 국가동원령 선포 후 3개월분을 확보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기초수액제는 JW중외제약(JW생명과학), CJ헬스케어, 대한약품공업 등 3사가 국내 공급의 90%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문제는 이들 3사의 공장 가동률이 평시에도 100%를 넘고 있다는 점이다.

전시나 재난과 같은 비상사태 발생 시 신속한 증산이나 적재적소 운송이 등이 불가능한 이유다.

최 의원은 "입원환자 90% 이상이 수액을 맞을 만큼 위급 상황에서 가장 큰 역할을 수행하는 게 기초수액제인데도 국가필수의약품 지정이나 비축의약품으로 관리되지 않고 있어 비상상황 시 의료대란이 예상된다"며 "법 개정이 어렵다면 의료기관이 재난에 대비해 일정 물량의 의약품을 비축·관리하도록 해야 하는데 정부가 해법은 찾지 않고 비상시 의약품 관리에 대한 책임을 서로 떠넘기기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종철 기자  news@hg-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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