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 윤종철 기자]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터로 떠오르며 당의 입지를 높여가는 가운데 이제는 내년 지방선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성적에 따라 사실상 당의 존폐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바른정당 과의 선거연대론도 ‘솔솔’ 나오고 있다. 특히 전국은 물론 창당 기반인 호남에서조차 지지율 답보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의 위기감이 바른정당 과의 연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사실 호남 외 당세가 미비한 국민의당으로선 수도권 및 영남 지역에서 성과를 내는 게 무엇보다 절실한 과제로 꼽힌다.

안철수 대표를 비롯해 수도권·초재선 의원들이 중도보수 노선을 표방하는 반면 지역구 의원 분포는 전통적으로 구야권 텃밭인 호남에 몰린 독특한 구조다 보니 이에 따른 한계를 극복하려면 지방선거에서 호남 외 지역 성과를 내면서 외연을 확장하는 것이 필수라는 것이다.

추석을 닷새 앞둔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고향으로 가는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연히 가장 좋은 구상은 호남을 놓치지 않으면서 호남 외 지역에서까지 성과를 내는 것이다.

이에 정치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은 일단 대외적으론 호남과 비호남을 전략적으로 구분해 호남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경쟁하는 한편 영남과 수도권에선 합리적 중도보수 이미지를 강조하며 자유한국당과 각을 세운다는 게 전략의 기본 틀로 보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양극단 세력으로 규정하며 제3정당으로서 정체성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민의당이 선전했던 4·13 총선 전략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선거전략은 이도저도 아닌 정당으로 낙인찍혀 결국 국민의당의 애매한 정체성을 부각시킬 위험이 높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진보는 민주당에게 보수는 자유한국당에 뺏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와 홍준표 한국당 후보에게 패했던 패인을 번복하는 셈이다.

이때문에 당 일각에선 그간 거론돼 왔던 바른정당과의 선거연대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국민의당은 지방선거까지 8개월 밖에 남지 않은 시간에 조만간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주승용 제2창당위원회 지방선거기획단 준비위원장은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호남 외 지역 지방선거는 수도권에 조금 더 중점을 둘 것"이라며 "아무래도 영남 쪽은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 위원장은 "호남에선 지역 여론조사를 해보면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50%대 20% 정도가 나온다"며 "15%만 국민의당으로 오면 똑같아지는 것이다. 호남 지역민들이 전략적으로 국민의당을 견제 세력으로 만들어주실 것"이라고 했다.

호남에선 국민의당 중심, 영남에선 바른정당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는 방식의 연대를 모색할 수도 있는 구조다.

그러나 역시 변수는 호남 민심이다. 앞서 국민의당은 새누리당과의 당대 당 연정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창당 기반인 호남을 중심으로 지지율 하락을 겪었다.

바른정당 역시도 새누리당에 뿌리를 뒀다는 점에서 선거연대론이 본격화할 경우 호남 민심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 경우 호남은 물론 그 외 지역에서도 민심을 잃을 수 있다.

최장 10일의 추석연휴 민심 잡기에 나선 가운데 국민의당이 어떤 선택을 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윤종철 기자  news@hg-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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