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올린 트윗 한 줄로 미 국방부는 순식간에 긴장감에 휩싸였다.  트럼프는 "장성들과 군 전문가들과 상의한 끝에 미국 정부는 용인하지 않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다음 트윗이 이어지기까지 9분 동안 미 국방부 관계자들의 머릿 속엔 온갖 추측이 떠올랐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부처 일각에선 트럼프가 북한 공습이나 군사 행동을 발표하려 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잠시 뒤 이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트럼프는 트랜스젠더 군복무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트윗이 오해 부른다"

 트럼프의 트위터 때문에 한반도 전쟁 발발 우려가 제기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북한 도발 때마다 트윗으로 북한을 압박했다. 김정은을 향해 '이 자는 할 일이 그렇게 없냐'는 조롱을 가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무분별한 트위터 사용으로 북핵 위기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북한이 트럼프의 짧은 트윗에 담긴 의도를 잘못 해석할 경우 누구도 예상치 못한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단 지적이다.

 대선 후보 때부터 트위터를 적극 활용한 트럼프는 북한 문제 뿐만 아니라 미국 대내외 현안들에 관한 자신의 입장을 트위터에 '생(生)'으로 공개해 왔다. 비판적 보도나 정치 반대파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트럼프의 트위터 활동을 놓고 소셜미디어 시대 새로운 정치의 장을 열었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미국 대통령의 막대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전 세계적으로 정치 외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우려도 높다.

  "직접 소통하겠다"는 트럼프

 트럼프의 트위터 팔로워는 현재 약 3500만 명에 달한다. 미국인은 물론 세계인들이 트럼프의 트윗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다. 그가 트위터를 애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트럼프가 6월 올린 트윗은 온라인 활동에 대한 그 생각을 잘 보여준다.그는 "가짜 주류 언론이 기를 쓰고 내가 소셜미디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려고 한다. 이들은 내가 정직하고 여과없는 메시지를 밝히는 걸 싫어한다"고 썼다.

 정치 비주류인 트럼프는 기득권 언론을 우회해 사람들과 직접 소통을 하겠다고 거듭 강조해 왔다. 엘리트 정치 불신이 워낙 팽배하다보니 이를 지지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문제는 트럼프가 '진짜' 대통령이 되고 나서 불거졌다.

 트럼프가 당선인 신분이던 작년 12월 록히드 마틴의 전투기 생산단가가 너무 비싸다고 올린 트윗 한 줄로 방산업체 주가가 널뛰기를 한 사례는 그의 트윗이 갖는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보호 무역, 국경 통제, 건강보험법 개정 등 주요 이슈들에 대한 생각을 트위터를 통해 때를 가리지 않고 밝혔다. 또 러시아 내통설이 제기되자 기자회견 같은 전통적 방식을 거치지 않고 직접 해명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美안보 위협한다" 경계
 
 트럼프의 트위터 활동을 둘러싼 미국의 최대 우려는 안보다. 트랜스젠더 군복무 금지 발표의 경우 국방부와 사전 논의 없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최고사령관인 대통령과 부처 간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미국 대통령의 생각과 감정이 여과없이 노출된다는 점도 문제다. 국방 전문가 P.W 싱어는 "자신에 관해 이렇게나 많이 공유하는 대통령은 없었다. 의견뿐만 아니라 심리까지 과장된 방식으로 전한다. 해외에서도 분명 이를 살피고 있을 것"이라고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말했다.

 글자수 제한이 있는 트위터는 빠른 이슈 전환과 즉각적 반응을 좋아하는 트럼프의 구미에 맞을진 모르지만 구체적인 맥락과 의도를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비판도 많다. 충분한 논의와 검증을 거치지 않은 트럼프의 주장이 일방 공표되면서 사실 왜곡과 여론 오도가 심해진다는 지적이다.

 해킹 위험도 도사린다. 트럼프의 트윗에 주식 시장이 즉각 반응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누군가 사적 이익을 노리고 접근할 수도 있다. 해커들이 외교 관계를 무너뜨릴 악의적인 주장을 트럼프인척 올린다면 큰 파장이 일 수 있다.

 온라인안보기업 제로폭스의 에반 블레어 최고경영자(CEO)는 "해커들이 무엇을 목표물로 잡느냐에 따라 온갖 종류의 혼란이 발생 가능하다"며 "불안정한 타국 지도자의 반응을 노리고 트럼프의 계정에 접근할 수도 있다"고 NBC뉴스에 말했다.
  
 국제사회 혼란 더하나

 해외 정상들도 트럼프의 트윗을 주목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때때로 트럼프의 트윗을 찾아 본다고 했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가 새로운 외교 전형을 만들었다고 인정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매우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국제 문제의 경우 트위터 한 줄이 갖는 파급력이 크다. 블룸버그통신은 7월 28일자 사설에서 트럼프의 일방적이고 단편적인 트윗이 동맹들의 반감을 부추기고 해외 정보기관 활동을 자극한다며 이는 외교 관례를 무시하며 나아가선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인들 사이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유거브가 미 성인 1500명을 상대로 실시한 7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10명 가운데 6명 꼴로 트럼프의 트위터 사용 방식이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월 NBC 인터뷰에서 "지도자들의 책임감을 키우려면 이들의 얘기를 직접 듣는 게 중요하다"며 "이런 대화는 굳게 닫힌 문 뒤에서가 아니라 공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news@hg-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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