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힙합계에 다시 선정적인 가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일부 래퍼들이 사회약자 혐오, 여성 비하를 담은 가사를 쓰면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힙합 가수 창모는 지난 2013년 발표한 '도프맨(Dopeman)'으로 대구 지하철 참사를 비하했다는 논란에 최근 휩싸였다.

"니들 랩 옷은 대구네 참사 난 니 페이의 네 배는 받아···" 등의 노랫말이 문제가 됐다.
 
창모는 12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문제의 가사들은 제가 스무살 즈음에 무료 공개했던 저의 아마추어 시절 곡들로 이후 스스로도 제 어리석음을 깨닫고 곡들을 내리고, 사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고 해명했으나 대구 시민뿐 아니라 네티즌의 공분은 더해지고 있다.

창모가 최근 인기 가수들의 히트곡을 잇따라 피처링하면서 주목 받게 되자 그의 과거가 다시 조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음악채널 엠넷의 '쇼미더머니'로 인기가 높아진 래퍼 스윙스도 무명 때인 지난 2010년 가수 비즈니스와 협업한 '불편한 진실'에서 고(故) 최진실의 자녀들 이름은 인용한 가사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최진실 딸 최준희 양이 최근 SNS에 이에 대한 아픔을 토로했고, 스윙스는 이에 대해 다시 사과하기도 했다.

창모, 가수

래퍼 블랙넛은 동료 여성 래퍼 키디비를 성적으로 비하한 '래퍼카', '인디고 차일드'로 구설에 오르고 있다. 키디비가 블랙넛이 자신에게 성적으로 수치심을 주는 가사로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장을 냈지만 블랙넛은 이에 대해 명확한 사과조차 하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뿐만 아니다. 앞서 힙합그룹 'DJ DOC'는 '최순실 게이트' 시국에 대한 비판 노래인 '수취인분명'을 발표했는데 노랫말이 여성을 비하한다는 반발에 부딪혀 예정됐던 촛불집회 공연 무대에 오르지 못하기도 했다.

힙합 팬 일부에서는 '힙합문화의 특수성'이라며 래퍼들의 거친 가사를 '표현의 자유'라며 두둔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적인 약자를 혐오하거나 여성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가사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 가요계의 지적이다.

힙합 레이블 관계자는 "힙합은 미국 사회에서 멸시받고 희생되는 특정 계층의 저항이라는 특수한 문화적 맥락을 갖고 있다"며 "그것을 배제한 채 가사만 짓는다고 진정한 힙합이 아니다. 미국 힙합 문화 역시 성숙해나가고 있는데 최근 한국 힙합계의 일련의 사태는 오히려 퇴행"이라고 말했다.   

그간 힙합 문화의 인기를 높이는데 일조한 동시에 자극적인 래퍼들을 등장시켜 한편에서 비판도 받았던 '쇼미더머니'가 시즌6을 준비하고 힙합 콘서트가 잇따라 열리는 등 힙합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런 때일 수록 더 고민하고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동시에 높아진다.
 
힙합 콘서트를 준비 중인 관계자는 "일부 래퍼들의 몰지각한 가사와 행동으로 그나마 위상이 높아진 힙합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생길까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박지은 기자  news@hg-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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