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전남도의회 의원들이 민심과 거리가 먼 행보로 지역민의 빈축을 사고 있다.

31일 전남도의회에 따르면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대통령선거로 연기된 임시회를 마친 지난 30일 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로 연찬회를 떠났다.

의원 8명과 공무원 4명 등 10여명이 참가한 연찬회는 510여만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이들은 소관 분야에 대한 의원들간 의견공유와 상호친목 공유를 강화하기 위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관련 상임위 이외에는 알지 못하는 등 '쉬쉬' 연찬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은 첫날 의원간담회, 둘째날 한라산, 올레길 현지체험, 하반기 활동계획 토론회, 셋째날 제주도 혁신도시 개별현황 비교, 분석의 일정을 잡고 있다.

하지만 통상 상임위 연찬회에는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해 전남 도내에서 이뤄지지만, 이번에는 상임위 사상 처음으로 제주도행을 결정한데다, 최근 도내가 극심한 가뭄으로 농민들의 고통이 심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전남도청 전경. (사진= 전남도 제공)

이런 상황에서 전남도의회의 일부 의원들이 의회 청사가 멀다며 효율적인 의회 활동을 이유로 동부권 의회 출장소 설치를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A의원은 여수, 순천, 광양, 구례 등 전남 동부권 지역 출신 도의원들의 경우 서부권에 있는 의회가 멀어 비회기 중 애로사항이 많다며 전남도청 동부지역본부에 의회 출장소를 마련해 주민의 민원 업무 등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의회는 최근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인 의정활동 지원요원 12명을 선발했으며 다음 달 배치할 계획이다.

A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의원 30여명에게 동의 서명을 받았다.

또 임명규 도의회 의장에게도 출장소 설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지방의회는 물론, 국회에서 조차 의원 출장소가 없는 상황에서 적절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도청을 바로 옆에서 견제할 도의회를 놓아두고 지역구 인근에 출장소를 설치하는 것은 대의제의 취지와 거리가 먼 것은 물론, 광역의회 의원이 시·군 단위 기초의원 역할을 하겠다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A 의원을 중심으로 이를 합법화할 조례개정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전남도청 한 관계자는 "국회에서 조차 없는 일이 전남도의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민원 해결 창구로 출장소를 만드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라면서 "그런 민원은 기초의원들이 하는 것 아니냐"고 난감해했다.

한 도의원은 "동부출장소를 설치할 경우 중부권, 북부권의 요구가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라면서 "동부권과 인근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A의원의 주장에 동참하고 서명도 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 의원은 "순천, 여수 광양, 구례 출신 등 동부권과 인근 지역 의원들이 환영하고 있다. 비회기기간에 효율적인 의정활동을 위해 필요한 것 아니냐"라면서 "입법보조원을 상임위에 배정키로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대로 역할을 할지 의문이다. 출장소 설치를 위한 조례개정 등을 위해 법리적인 검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병욱 기자  news@hg-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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