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4년 간 생활해 온 청와대 관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돌아갔다. 제18대 대통령 취임을 위해 집을 나선지 1476일 만의 귀가다.

박 전 대통령은 1979년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에 맞아 서거한 10·26 사태로 청와대를 떠난 뒤 서울 중구 신당동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 1982년 성북구 성북동, 1984년 중구 장충동 집 등을 거쳐 1990년부터 현재의 삼성동에 정착했다.

38년 전 아버지의 사망으로 청와대에서 쫓겨나다시피 집으로 돌아가야 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탄핵심판으로 대통령직을 잃고 다시 청와대에서 쫓겨나 집에 가게 된 것이다.

삼성동 사저는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을 위해 청와대로 떠나기까지 23년간 살았던 곳이다. 지하 1층에 지상 2층 단독주택으로 대지면적 484㎡, 건물면적 317.35㎡ 규모다. 지난해 3월 공직자 재산등록에서 박 전 대통령은 집값을 25억3000만원으로 신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후 사흘째 칩거하고 있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탄핵’이라는 조형물 뒤로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

삼성동 사저

삼성동 사저는 오랜 기간 은둔생활을 했던 박 전 대통령이 영광의 세월을 맞이했던 집이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사저로 이사 간 뒤 1998년 4월에 첫 금배지를 달았으며 한나라당 대표와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직도 이곳에 살적에 맡았다.

무엇보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사저에서 살면서 대통령에 당선, 정치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박 전 대통령은 4년 전 대통령 취임식 전날까지 삼성동 사저에 머물면서 국정운영을 고민하고 취임사를 가다듬었다.

대통령 취임식이 있던 지난 2013년 2월25일 박 전 대통령은 지지자와 주민들의 환호 속에 자택에서 나와 작별 선물로 건네받은 진돗개 두 마리를 받고 "좋은 대통령이 되겠다. 잘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주민들을 위해 '희망나무'라는 소나무 한 그루를 인근 초등학교에 기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첫 여성 대통령이란 영광을 안고 삼성동을 떠났던 박 전 대통령은 4년 만에 헌정 사상 첫 탄핵 대통령이란 오명을 안고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양승오 기자  news@hg-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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