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 김슬아 기자] 경주 황룡사에서 ‘달온심촌주(達溫心村主)’라는 촌주 이름이 새겨진 청동접시가 처음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경북 경주시 황룡사 남쪽담장 외곽 정비사업 부지에서 ‘달온심촌주’라는 촌주의 이름이 새겨진 청동접시가 출토됐다고 16일 밝혔다. 황룡사는 553년(진흥왕 14) 창건된 신라 최대 사찰로 신라왕경 핵심권역이다.

발견된 청동접시는 통일신라 말기에 폐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황룡사 서남쪽 경계부 우물에서 발견됐다. 우물에서는 제사 때 사용한 토기 등과 함께 묻힌 것으로 볼 때 황룡사의 의례행위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우물 내부에서는 편평하고 납작한 편병(扁甁) 등 토기류, 중국백자편, 평기와, 청동제 손칼 등이 출토됐다. 당대 사람들의 식생활을 짐작할 수 있는 밤, 복숭아, 잣 등의 씨앗껍질과 생선뼈 등도 함께 발견됐다.

출처 뉴시스 = 청동접시

이번 조사지역에서는 신라 시대 도로, 배수로 등의 도시시설과 황룡사의 대지 축조방법을 알 수 있는 자료도 발견됐다. 황룡사와 동궁을 연결하는 동서도로와 황룡사 동쪽에서 분황사로 연결되는 남북도로가 확인됐다.

신라인들은 도로면에는 20∼30㎝ 정도의 굵은 돌을 깔아 기초를 만들고, 그 위에 잔자갈을 깔아 노면으로 사용했다. 도로의 한쪽에는 너비 100㎝, 깊이 40~100㎝의 배수로를 설치했으며 이후 배수로를 메워 도로를 확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 한해 발굴조사가 이뤄진 탓에 도로 전체와 도로에 맞닿아 있는 광장의 전모는 드러나지 않았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의 신라왕경(2002)과 황룡사 주변지역(1985)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장은 너비 약 50m, 도로는 너비 약 15.5m로 동서도로가 황룡사에서 동궁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 뉴시스 = 동서도로 배수로

또한 이번 조사에서 황룡사의 대지는 습지를 매립해 조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남쪽에서 북쪽, 동쪽에서 서쪽 방향으로 30도 정도 경사지도록 흙을 교대로 다지면서 쌓았다. 바닥에는 굵은 돌을 깔았고 일정한 간격으로 자갈층을 반복해 다져 놓아 배수처리를 하는 등 신라 시대 토목기술의 진수를 드러낸다. 흙을 쌓은 성토층 아래 습지에서는 6세기 무렵의 토기편이 출토되고 있어 진흥왕 시기의 황룡사 창건 기록과도 일치함을 알 수 있다.

발굴조사 성과는 17일 오후 2시 개최되는 황룡사 남쪽 담장 외곽 발굴현장 설명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슬아 기자  news@hg-times.com

<저작권자 © '내 손안에 뉴스' 한강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